*출판사로부터 시계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생명체는 인공 시계가 등장하기 훨씬 이전부터 시간의 흐름을 추적해왔다. 생명은 하늘을 가르는 태양의 하루 궤적, 계절의 변화, 달의 위상, 조수 등 일정한 환경 주기와 조화를 이루며 성장했고, 그 결과 생명체는 진화를 거쳐 이 주기에 한발 앞설 수 있는 생물학적 시간 유지 장치를 만들어냈다. 생명체는 이를 통해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대비하게 되었고, 본능적으로 어떤 일을 하기에 유리한 때와 불리한 때를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p.54약 45억 년 전, 태양계가 형성되는 동안 수많은 충돌과 붕괴가 일어나면서 시계 지구는 규칙적인 공전 주기와 자전 주기를 갖게 되었다. 지구는 자전하는 동시에 태양 주위를 공전하게 되었고, 달이 형성되고 지구의 축이 기울어지면서 북반구와 남반구에 계절이 생기게 되었다.. 달의 중력은 지구의 기울어진 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했고, 음력에 따라 조류를 바꾸며 규칙적으로 밀물과 썰물을 일으켰다. 그리고 지구가 출현한 지 10억 년이 채 지나지 않아 생명체는 이 피할 수 없는 하루, 보름, 계절, 한 해 주기에 맞춰 진화하기 시작했다. 생존하려면 지구의 주기적인 변화를 받아들이고 활용해야 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유기체는 규칙적인 리듬을 생성할 수 있는 시계 내부 시계를 만들어냈다. 이 책은 바로 그 우리 몸 속의 작고 놀라운 시계에 대해 이야기한다.미국의 과학 전문 기자 린 피플스는 인간 세포에 있는 작은 시계와 그것을 조율하는 햇빛의 놀라운 역할에 대해 주목한다. 생체시계는 우리가 낮에는 활동하고 밤에는 휴식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시간 단서를 찾아 우리 몸의 내부 시계를 태양에 동기화하려 한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인공조명, 시차, 인위적인 시간 조작, 대기오염, 야식 같은 여러 요소로 생체시계를 끊임없이 교란시켜 우리 몸이 가진 본래의 리듬을 잃게 한다. 이는 수면을 방해하고, 생산성을 떨어뜨리며 비만, 심장병, 시계 탈모, 소화기 장애, 우울증 같은 질병의 위험을 높인다. 그래서 저자는 일주기 과학 연구를 위해 땅속 깊이 묻힌 창문 하나 없는 벙커에서 열흘간 실험에 나선다. 그 어떤 외부 장치를 통해 시간의 경과를 알아낼 수 없는 상황에서, 온전히 몸 안의 시간 유지 시스템에 기대보기로 한 것이다. 과연 저자의 생체시계들은 40년 넘게 유지해온 하루의 경계를 지켜낼 수 있을까. 이 책은 벙커에서의 첫 번째 날부터 시작해 저자가 직접 경험한 일주기 과학의 흥미로운 실험으로 포문을 연다. 인간은 아주 오랫동안 몸속 시계를 방치하여 오늘날의 위험을 자초했다. 시계 계절과 달과 태양의 주기 같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자연적 리듬과의 연결은 끊어졌고, 이 아름다운 푸른 별에서 우리와 미래 세대가 누릴 수 있는 시간의 양과 질은 위태로워졌다. 이제 모든 것을 다시 연결할 때가 왔다. 이제 우리 안의 생체시계를 재설정하고 회복할 시간이다. p.468저자는 말한다. 현대사회가 생체시계에 가하는 공격은 지하에서 살아가는 것과 비슷하거나 어쩌면 그보다 더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이다. 우리는 어리석게도 생체시계와 반대로 삶의 방향을 설정하고 살아간다. 그리고 이제야 그 결과를 조금씩 깨닫는 중이다. 일주기 교란의 여파는 비만, 심장병, 탈모, 시계 소화기 장애, 우울증 같은 질병의 위험을 높이는 것을 물론,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일주기 리듬의 영향이 이토록 크다면 왜 지금껏 아무도 이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았을까? 왜 학교에서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았을까?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몸 곳곳에서는 작은 시계들의 똑딱거림이 교향곡처럼 울려 퍼지고 있을 텐데 말이다. 그렇다면 흐트러진 생체리듬을 어떻게 되돌릴 수 있을까? 모든 생체시계는 각기 다른 리듬을 연주하기 때문에, 좋고 나쁜 시간은 사람에 따라, 계절에 따라, 시기에 따라 자연스럽게 달라진다. 자신의 생체시계 시계 읽는 법을 익히면 수면을 개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 또한 일주기 과학을 이용해 하루 일정을 조정해 생산성과 능률을 높일 수도 있다. 저자는 우리가 실제 일상 속에서 실천 가능한 방법들을 제시해준다. 우리 몸의 어긋나 있는 시계를 재설정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 이삼십 분이라도 집중적으로 햇볕을 쬐는 것을 시작으로 규칙적인 식사 시간을 지키고, 디지털 화면이나 인공조명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이고, 멜라토닌 보충제 등 영양제를 활용하거나, 카페인을 줄이는 등의 작은 방법들이 생체리듬을 되살리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시계 우리가 놀고, 먹고, 일하기 좋은 시간이 따로 있듯이 인체가 약물을 처리하고, 바이러스와 싸우고, 면역력을 키우고, 수술을 견뎌내기 좋은 시간도 따로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또한 일주기 과학이 결국 인류 보건과 환경의 지속 가능성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이 책을 통해 생체리듬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논의가 더 활발해지고, 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노력도 조금씩 실천하게 된다면 좋을 것 같다.